저는 중환자실에서 6년 동안 일하면서 수많은 심정지 상황을 겪었어요.
그때마다 느끼는 건 딱 하나예요. “보호자나 목격자가 CPR을 알고 있었느냐 아니냐”가 생사를 가른다는 것이에요.
병원 밖에서 심정지가 발생하면, 구급차가 도착하기까지 평균 8~10분이 걸려요.
그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뇌 손상이 시작되고,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져요.
반대로 목격자가 즉시 CPR을 시작하면 생존율이 2~3배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.
이 글에서는 현재 기준에 맞는 성인 CPR 방법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알려드릴게요.

골든타임부터 알고 시작하세요
심장이 멈추면 시간이 곧 생명이에요.
- 4분 이내: 뇌 손상 시작
- 10분 이후: 생존율 급격히 감소
CPR은 멈춘 심장 대신 가슴을 눌러서 혈액을 뇌와 장기로 보내주는 행위예요.
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.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.
성인 CPR 순서 (현행 기준)

① 반응 확인1
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면서 “괜찮으세요?”라고 크게 말해요.
아무 반응이 없으면 바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. 흔들거나 뺨을 때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.

② 119 신고 + AED 요청
혼자라면 직접 119에 신고하고,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한 명을 지목해서 각각 역할을 시켜야 해요.
“빨간 옷 입은 분, 119 신고해주세요!” “파란 옷 입은 분, AED 가져와주세요!”
이렇게 딱 집어서 말해야 해요. 그냥 “누가 신고해주세요”라고 하면 서로 눈치 보다 아무도 안 해요.
중환자실에서도 비상상황엔 이렇게 역할 지정을 해요.
③ 호흡 확인 (10초 이내)
환자 옆에 귀를 가까이 대고 가슴이 오르내리는지 10초 안에 확인해요.
호흡이 없거나 이상한 소리만 나면(헐떡이는 것처럼 보여도) 즉시 CPR을 시작해야 해요.
실제로 응급 현장에서 자주 보는 실수가 “혹시 숨 쉬나?” 하고 멍하니 지켜보는 거예요.
당황하면 시간 감각이 사라져서 10초가 훨씬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. 10초 이상 넘기지 마세요.

가슴압박 — CPR의 핵심
위치 찾기
가슴 한가운데, 양쪽 젖꼭지를 잇는 선의 중앙이에요. 갈비뼈 끝이나 옆구리를 누르면 안 돼요.
자세
- 한 손바닥 뒤꿈치를 압박 위치에 올려요
- 다른 손을 위에 겹쳐 깍지를 껴요
- 손가락은 가슴에 닿지 않도록 위로 들어요
- 팔을 쭉 펴고 몸과 수직이 되게 체중을 실어요
압박 기준
| 항목 | 기준 |
|---|---|
| 깊이 | 약 5cm (6cm 초과 금지) |
| 속도 | 분당 100~120회 |
| 비율 | 30회 압박 → 2회 인공호흡 |
깊이가 중요해요. 5cm는 생각보다 깊어요. 실제로 제대로 하면 몇 분 만에 팔이 떨릴 정도로 힘들어요.
힘들다는 건 제대로 하고 있다는 신호예요.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2분마다 교대하는 게 좋아요.
압박 후 가슴을 완전히 이완시키는 것도 중요해요. 눌렀다가 손을 완전히 들어 올려야 심장에 피가 다시 차요.
속도 감이 안 잡힌다면, 머릿속으로 “하나, 둘, 셋…” 빠르게 세거나 BPM 100~120짜리 노래 박자에 맞추면 도움이 돼요.

인공호흡 — 선택 사항이에요
현재 가이드라인에서는 일반인에게 가슴압박만 하는 심폐소생술을 권장해요.
인공호흡이 꺼려지거나 방법을 모르면 생략해도 괜찮아요.
심정지 직후에는 폐와 혈액 속에 산소가 남아 있어서, 가슴압박만으로도 산소를 순환시킬 수 있거든요.
인공호흡을 하고 싶다면:
- 머리를 뒤로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 기도를 확보해요
- 코를 막고 입을 완전히 덮어요
- 1초 동안 가슴이 살짝 올라올 정도만 불어 넣어요
- 2회 후 바로 가슴압박 30회로 이어가요
과하게 불어 넣으면 오히려 위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 역효과가 날 수 있어요.

AED (자동심장충격기) 사용법
AED는 사용하기 두렵다고 피하면 안 돼요. 기계가 스스로 판단해서 충격이 필요한지 알려줘요.
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고, 선의로 사용한 경우 법적으로 보호받아요.
사용 순서:
- 전원 버튼 누르기
- 패드 2개 부착 (패드에 그림으로 위치 안내돼 있어요)
- 기계 음성 안내 따르기
- “분석 중”이라고 하면 환자 몸에서 손 떼기
- “충격 필요” 안내 시 버튼 누르기
- 충격 후 즉시 CPR 재개
AED가 도착하면 CPR을 멈추지 말고 패드 붙이는 동안만 잠깐 멈추는 것이 원칙이에요.

언제까지 계속해야 하나요?
-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
- 환자가 움직이거나 호흡이 돌아올 때
- 완전히 탈진할 때
그 전에는 절대 멈추지 마세요. 중간에 멈추면 그동안 쌓아온 효과가 사라져요.
상황별 추가 대처
✔️호흡은 있는데 의식이 없을 때
CPR은 하지 않아요.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히는 회복자세를 취해줘요. 혀나 구토물로 기도가 막히는 걸 막기 위해서예요.
✔️경련이 있을 때
주변 날카로운 물건을 치워주고, 머리 아래에 부드러운 것을 받쳐줘요.
억지로 붙잡거나 입에 손가락을 넣으면 안 돼요. 경련이 멈추고 나서 호흡을 확인하세요.
✔️물에 빠진 경우
익수 환자는 산소 부족이 주 원인이라 인공호흡을 포함하는 CPR을 권장해요. 가능하다면 인공호흡도 함께 해주세요.
나이별 CPR 차이점 — 영아·소아·성인 구분
CPR은 나이에 따라 방법이 달라요. 특히 영아와 소아를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, 정확히 구분해서 알아두는 게 중요해요.
| 구분 | 연령 | 가슴압박 방법 | 압박 깊이 | 인공호흡 |
|---|---|---|---|---|
| 영아 | 만 1세 미만 | 두 손가락 (검지+중지) |
가슴 두께의 약 1/3 | 입으로 코+입 동시에 덮어 불기 |
| 소아 | 만 1세 ~ 만 8세 미만 | 한 손 손바닥 | 가슴 두께의 약 1/3 | 입-입 인공호흡 (성인과 동일) |
| 성인 | 만 8세 이상 | 두 손 깍지 | 약 5cm (6cm 초과 금지) |
입-입 인공호흡 |
영아 (만 1세 미만)
아기는 몸이 너무 작아서 어른처럼 두 손을 쓰면 안 돼요.
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을 모아 양쪽 젖꼭지를 잇는 선 바로 아래에 올려놓고 압박해요.
인공호흡은 아기의 입과 코를 구조자의 입으로 동시에 덮어서 불어 넣어요.
영아 심정지는 질식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서, 인공호흡을 반드시 포함하는 게 중요해요.
소아 (만 1세 ~ 만 8세 미만)
한 손 손바닥으로 압박해요. 두 손을 쓰면 아이 체격에 비해 과하게 눌릴 수 있어요.
압박 깊이는 성인처럼 5cm를 목표로 하는 게 아니라, 그 아이의 가슴 두께의 약 1/3 깊이가 기준이에요.
인공호흡은 성인과 동일하게 입-입으로 해요.
체격 기준 참고
나이가 기준이긴 하지만, 8세 아이라도 체격이 크면 **성인 방법(두 손)**으로 해도 돼요.
반대로 작은 체격이면 한 손이 더 적합할 수 있어요. 현장에서는 아이의 몸 크기를 보고 판단하는 게 현실적이에요.
절대 하면 안 되는 행동
- 망설이다 아무것도 안 하기 — 잘못 눌러서 갈비뼈가 부러져도 CPR을 한 것이 훨씬 나아요
- 약하게 누르기 — 5cm 깊이가 안 되면 혈액이 순환되지 않아요
- 중간에 자꾸 멈추기 — 압박 중단은 10초를 넘기면 안 돼요
- 의식 없는 사람에게 물 먹이기 — 기도로 넘어갈 수 있어요
- AED 무서워서 사용 안 하기 — 기계가 알아서 판단하니 두려워하지 않아도 돼요

중환자실 간호사가 직접 보고 느낀 것
6년간 일하면서 같은 병동, 같은 층에서 심정지가 났는데도 목격자가 CPR을 시도했느냐 아니냐에 따라 결과가 달랐어요.
CPR을 안 해도 탓하는 게 아니에요. 하지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진짜 달라요.
한 번도 배운 적 없는 상황에서 가슴을 누르는 건 쉽지 않아요.
이 글을 읽은 것만으로도 그 순간 망설임이 줄어들 수 있어요. 일단 시작하는 것이 전부예요.